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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전산망 마비 대기업 배제할 이유 있나?
행정전산망 마비 대기업 배제할 이유 있나?
  • 경남매일
  • 승인 2023.11.2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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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마비됐던 정부 행정전산망이 지난 20일 정상화하며 민원 현장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초유의 전산망 먹통 사태는 그간 간과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한꺼번에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전 복구 시점까지도 전산망 먹통 원인을 정확히 내놓지 못한 것은 물론, 고장을 불러온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굳이 평일에 이뤄진 이유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IT 중소업체가 주요 국가 전산시스템인 행정전산망 유지·관리를 맡게 된 배경인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고 발생 당시 주무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디지털 정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외출장 중이었다는 사실은 더욱 민망한 대목이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출국하면서 "대한민국은 디지털 정부 선도국가"라며 "지난 9월 발표한 대한민국의 디지털 권리장전이 세계의 디지털 정부 표준규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전산망은 전국 공무원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전자정부 핵심 시스템이다. 지난 2007년 전국 시·군·구에 보급됐는데 15년이 넘은 시스템을 제때 정비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초유의 사태가 올 한 해에만 세 번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3월에는 법원 전산망이 마비돼 재판 일부가 연기되고 전자소송, 사건검색 등 대국민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6월에는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불통사태로 교육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참에 정부는 행정전산망의 대대적인 시스템 점검과 원인 분석, 책임 소재 규명 등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전산망 관리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필요하면 민간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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