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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국가와 기업이 같이 해결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 국가와 기업이 같이 해결해야 한다
  • 경남매일
  • 승인 2023.12.1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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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천시에서 12년 만에 재개장한 지역 유일 분만 산부인과에서 첫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천읍에 거주하는 A씨 부부의 셋째 아기다. 이 병원은 경남도가 분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한 곳이다. 원래 지역에서 유일하게 분만 기능이 있었으나, 저출산 심화로 인해 의료진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며 2012년부터 일반 진료만 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천시 신생아는 475명인데 모두 다른 지역 분만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그만큼 출산인구가 줄었다는 얘기다. 천정부지의 집값과 사교육비 등에 떠빌려 출산과 육아는 언감생심이다. 정부가 15년간 280조 원을 저출산 예산으로 쏟아부었어도 소용이 없었다. 아이를 지키지 못하는 사회에서 태어날 아이는 없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압도적 세계 최저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극복에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귀 기울일 만하다. 기업 역시 일하거나 물건을 살 사람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기에 저출산 문제를 정부에만 맡기고 먼 산 보듯 할 순 없다. 생산가능인구가 집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육아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면 일·가정 양립과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지금은 동네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나 울음소리를 거의 듣지 못해 안타깝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책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기는 국가의 부족한 인구를 채우는 존재가 아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출발과 끝은 아기가 인구가 아닌 인간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한 아이를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키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요람에서 학교까지 한 여성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키워야 한다. 이런 자세부터가 저출산을 해소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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