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4:24 (일)
단어 차이 신경쓰면, 격이 한층 더 올라가죠
단어 차이 신경쓰면, 격이 한층 더 올라가죠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2.0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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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휘력은 안녕하십니까? ⑤
'삼가다'가 기본형, 절제 의미
'삼가'는 겸손하고 정중하게



준수한 외모로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유혹의 기술 중에서 반드시 외모를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외모 조건을 갖춘다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멋져 보인다. 설령 유혹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말을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말을 터고 문자를 터게 된다.

주변에 사람이 몰려드는 사람을 가만히 관찰해보면 외모는 그다지 준수한 편이 아닌데 말을 잘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언변에 능할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맞는 어법을 사용한다. 어법이 틀리면 실오리가 묻은 옷을 입은 것과 같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의 차이에 신경을 써서 정확하게 사용한다면, 말을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는 물론이고 공적인 글을 쓸 때는 격이 한층 더 올라갈 것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 가운데 흔히 실수하기 쉬운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삼가다'이다. '삼가다'는 동사다. 뜻은 '언행을 삼가다'처럼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와 '알코올 섭취를 삼가다'와 같이 '꺼리는 마음으로 양(量)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란 의미가 있다. '삼가하다'는 잘못된 표기다. 기본형이 '삼가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언행을 삼가라. 고성방가를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관계자 외에 출입을 삼가시오. 감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에서 '삼가'는 '삼가다'의 의미와는 다른 뜻이다. 종종 단어의 표기 앞부분이 같아서 뜻도 같다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의 '삼가'는 한자어가 아닌 우리말이다. 뜻은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라는 부사이다. 그냥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로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삼가'라는 부사를 사용함으로써, 명복을 비는데 어떻게 비느냐를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하게 한다. 명복을 비는데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빈다'라고 말함으로써 고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한층 깊게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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