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1:53 (일)
아시안컵 국가대표 비난은 자제해야
아시안컵 국가대표 비난은 자제해야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4.02.12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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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옹 사회부 기자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7일 새벽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게 패배하며 64년 만에 우승 도전이 또 다시 좌절됐다.

이번 대회는 유독 이전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아마 비교적 최근 열린 2022년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과 우리 대표팀 선수단의 수준이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만큼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높았던 기대감 만큼이나 부진한 경기력, 대회 탈락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다.

어찌보면 이번 아시안컵은 선수들 입장에서 월드컵보다도 이번 대회가 더 부담이 컸을지도 모른다. 월드컵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봤을 때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대회는 아니지만 아시안컵은 우리나라가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나 64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기에 우승에 대한 갈증이 더 심했다.

대표팀은 대회 탈락 전부터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스트라이커 조규성 선수에 대해선 더욱 날 선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스트라이커라는 자리의 특성상 못했을 때 눈에 크게 띄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한번 미운털이 박힌 조규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부진했음에도 개인만 따로 조명되며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축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나 혼자 산다' 예능 출연과 헤어스타일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며 선을 넘기도 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영웅이었던 조규성이 이렇게 욕을 먹게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후 토너먼트에서 극적인 동점 골을 넣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 비난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조규성 선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여전하다.

하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은 가질 필요성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 현재 조규성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번 대회의 안좋은 결과의 원인은 선수들의 부진에도 없지는 않겠지만 국가대표 감독 클린스만에 대한 전술 역량이 가장 크다. 때문에 마냥 선수들의 기량만을 탓하기엔 어렵다.

국가대표 축구선수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인맥축구' 논란이 있었던 박주영 선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장현수 선수도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여론의 몰매를 맞은 바 있다.

스포츠 선수에 대한 이러한 과도한 비난은 과연 옳은 것인지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국가대표팀에 대한 비판과 간섭이 아예 없어서도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맥 축구'와 같은 병폐가 판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해이해질 수 있을 것이다. 대회가 끝난 지금 무엇이 잘못됐는지 건전한 토론이 이뤄질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확실히 구분할 필요성은 있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지만 특정 선수가 '욕받이' 역할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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