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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미래의 밑거름이다
다문화 가정, 미래의 밑거름이다
  • 경남매일
  • 승인 2024.02.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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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ㆍ시인
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ㆍ시인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결혼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 많은 다문화 가족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이주는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함께 사는 세상이 바로 우리 눈앞에 와 있다.

학교 현장에도 큰 변화를 겪고 있어 올해 이주 학생 수는 18만 명을 넘어 전체 초, 중, 고 학생의 3.5%를 차지한다고 한다.

10년 전 1.1%에서 3배 넘게 늘어나 빠른 속도로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듯 사회 구조와 학교 현장의 변화에 맞게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하며, 다각적인 노력과 공정한 교육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다문화 학생은 다양한 시각과 경험 때문에 글로벌 인재로 작용할 수 있어 미래의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저출산과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는 심각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다문화 가정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 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한국어를 10년 가까이 가르쳤다.

주로 동남아에서 한국에 시집온 지 채 1년도 안 된 20대에서 40대까지의 여성들이었다.

그들은 음식, 문화, 언어생활이 불편하고 적응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첫 수업 시간은 외국인이고 여성들이라 좀 두렵고 서먹서먹한 분위기였으나,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친근감을 가질 수 있었고 다들 성품이 고왔다.

우선 언어 소통이 급선무라 하루빨리 서로 간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초부터 쉽게 체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갔다.

그들은 한국에 정착한 후 정규 학교 과정에 교육을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기본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들과의 대화와 수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모두들 자기 나라에서는 엘리트였고 고등 교육을 다 받은 여성들이었다.

그래서 학습 내용 이해가 빨랐고 배우려고 하는 집념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한국어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설명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꼼꼼하게 필기하는 진지한 수업 태도와 열정은 대단하였으며 그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휘력과 독해력 실력도 대단하였으며,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이 답변을 하는 뛰어난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국땅에서 외로움과 답답함을 한국어 교실에서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큰 기쁨과 위안이고 소중한 만남의 공간이 아닐 수 없었다.

쉬는 시간에는 함께 모여 앉아 고향의 가족, 친구, 고국의 음식 등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문화를 공유하고 정보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들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제 사정은 좀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표정들은 다들 밝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나갔으며 심성이 고와 형제 간의 돈독한 우애는 물론 시부모님께도 효성이 지극해 이웃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했다.

한국어 사용이 어느 정도 가능한 분은 여가가 있을 때마다 동료들과 어울려 같이 공부하고 돕는 고마운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나눔과 베풂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그리고 이국땅에서 실제 행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우리나라에 왔으니 한국인으로 살아야 하고 한국말과 문화를 빨리 이해하고 받아드려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국땅에서 그 조직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선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노력하고 그것을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

세월이 훌쩍 흐른 지금 그들은 언어, 문화, 음식 등에 별 어려움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자녀들도 훌륭하게 자라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도 졸업하였다.

그리고 떳떳한 직장에 취업함은 물론 결혼까지 하면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노력은 좋은 결과를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들의 의지와 희망이 헛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

이제는 행복한 대한민국에서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혜택과 권리를 마음껏 누리며 희망차고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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