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6:06 (일)
10년 만에 희망의 뿌리 본 '한국 탁구'
10년 만에 희망의 뿌리 본 '한국 탁구'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4.02.28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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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현정화 BNK부산은행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집행위원장이 이번 남자탁구 한국 vs 중국과의 준결승 경기 관전평이다. 중국과 8강전에서 3-0으로 완패를 해 노메달에 그친 한국탁구 여자 대표팀에 향해 분발을 촉구하며 한 쓴소리와는 달리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에 대해서는 "만리장성도 무너뜨릴 뻔한 명승부였다"며 감탄을 했다.

감탄은 현정화 집행위원장뿐만 유승민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공동조직위원장, 김택수 사무총장 등 한국탁구의 살아있는 전설들도 '만리장성'을 무너뜨릴 뻔한 경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현 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 부산 벡스코에 마련된 결산 기자회견장에서 "오늘 우리 남자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는 훌륭했다. 매치스코어 2-1로 이기고 있을 때 역사를 다시 쓰는 줄 알았다"고 극찬했다.

이날 한국 남자탁구대표단은 중국과 준결승에서 2-3으로 아깝게 패했다. 장우진(29)과 이상수(34)가 각각 첫 단식과 3번째 단식에서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2위 왕추진과 3위 마롱을 상대로 한 차례씩 승리를 따내자 4000여 관중이 환호로 들썩했다. 그는 "중국을 상대로 이런 경기는 10여 년간 본 적이 없다. 중국을 이기려면 혼을 갈아 넣는다는 마음으로 싸워야 한다. 중국은 잘하는 선수 뒤에 또 잘하는 선수가 있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여자 대표팀을 향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오늘 남자팀 경기는 기량 면에서 중국과 아주 가까웠다. 득점력이 있어서 이런 경기를 펼쳤다"며 "여자팀은 그에 비해서 득점원이나 기술력에서 많이 떨어진다. 더 많이 노력해서 좁힐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공동조직위원장은 "오늘 경기를 보면서 2001년 오사카 때가 생각이 났다"며 "김택수 사무총장께서 당시 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우리 선수들이 오늘 이렇게 잘했는데도 흔들리지 않는 중국이 참 소름 끼친다. 빈틈은 있으니 이 부분을 노리는 게 앞으로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김택수 사무총장은 "오늘 경기를 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에 굉장히 무기력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하면 중국도 한 번 넘어설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 계신 레전드분들을 보면 우리가 선수 시절에는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지는 것에 굉장히 화가 나고 했었다. 이렇게 좋은 경기력에 만족해야 한다는 게 좀 씁쓸하기는 하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이번에는 굉장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희망적인 생각을 해 본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이 출전한 2001년 오사카 대회에서도 한국은 중국과 4강에서 만나 2-3으로 석패했다.

현 집행위원장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공포로 자리매김한 전설이다. 1987년 뉴델리 대회 여자복식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낸 이래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혼합복식, 1991년 지바 대회에서 단체전, 1993년 예테보리 대회의 여자 단식까지 순서대로 정상을 밟았다. 세계선수권대회 통산 성적은 금메달 4개, 은 3개, 동 2개다. 유승민 공동조직위원장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정상에 올랐고 김택수 사무총장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단체전)과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개인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탁구의 전설이다.

'2024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탁구 전설들의 찬사와 함께 성공한 대회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탁구 100년 역사를 맞이해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운영과 흥행, 경기력'의 삼박자로 갈무리한 이번 대회는 단순한 성공을 넘어 100년을 향해가는 한국탁구의 마지막 징검다리로도 소중한 평가를 기대한다.

특히 2016년 대회 이후 4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남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최강' 중국과 대등한 명승부를 펼치면서 7월 말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16일부터 25일까지 대회기간 3만여 명의 관중이 찾아 입장 수익만 12억 원을 기록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고 대회 기념 상품 등의 매출도 2억 6000만 원에 달했다.

유승민 공동조직위원장은 "흥행 측면에서 성공한 대회"라며 "한국과 중국의 남자 준결승전은 유튜브 동시접속자 수가 4만 명에 달했다. 인근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대비 600% 올랐고, 호텔은 90% 이상 채워졌다는 부산시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벡스코 특설경기장에는 중국 관중들의 응원으로 넘쳐났다.

부산 출신의 현정화 집행위원장 등 탁구 레전드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탁구 위상 재정립 효과 등 탁구 열기 파급 등 선한 영향력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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