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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고 분열하는 핵 개인의 시대
흩어지고 분열하는 핵 개인의 시대
  • 경남매일
  • 승인 2024.03.0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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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우리는 모두 쪼개지고 흩어지고 홀로서는 핵 개인의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도구인 AI시스템의 도래와 함께 얼마나 더 길어질지 모르는 생애주기에 조직과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무너지고, 권위주의의 몰락과 기득권이 와해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자기 삶을 수정해 나가는 태도를 답습하기보다 담대한 용기로 무장한 광속의 새 규칙을 만드는 핵 개인의 시대가 탄생한다.' 한국의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다음소프트부사장인 송길영 박사가 그의 신작 <시대의 예보; 핵 개인의 시대>에서 던지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이다. 그가 예측하는 새로운 미래는 과연 어떤 사대이며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트랜드에 어떻게 적응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지 고민스럽다. 그는 시대 예보적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명료하게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세계관의 형성이다. 그는 K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그니처(signature)-일반적으로 특징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는 말-가 아니라고 한다. 지금까지 관형적으로 이뤄져 온 어떤 것도, 예를 들면 생활습관, 풍속, 도덕관념, 사회규범, 가치관 등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세계한류열풍의 중심인 K-POP, K드라마, K무비, K컬처도 K정체성의 유지를 위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 전제를 의미한다. 따라서 K컬처에는 경계선이 없으며 꼭 한국인이 해야만 K컬처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원화된 가치관으로 융합된 K컬처 이어야 세계인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 조짐은 K-POP과 K뮤직, K퓨전 푸드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걸 그룹의 탄생과 미국 그래미뮤직어워드의 K-POP장르 신설, 한식과 서양식의 합성K푸드가 뜬다. K는 폐쇄적인 K(한국)의 개념이 아니라 다원화된 문화이고 코즈모폴리턴이어야 세계가 K정서를 기꺼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직장은 출퇴근 없이 24시간 풀타임 일하는 AI로봇동료와 함께 일하는 포트폴리오 시대로 접어들었다. AI와 조화를 이 , 완전체 개인으로서 더 이상 시간과 장소가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 직장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터에서의 선배나 계급의 위계는 자리가 아니라 일의 질로서 설정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승진이나 연봉도 근속연수를 고려하지 않고 일의 성과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파격적인 조직위계가 재구축될 것이다.

AI를 통제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일에 오히려 방해가 되어 AI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로봇 같은 기계적인 시스템을 선호하게 된다. 이제 주문 서비스는 키오스크가 대신하는 시대로 진화했다. AI서비스 알고리즘을 사람보다 쉽게 습득해 부리기도 편하다. 조직 내에서의 지시나 통제도 정해진 근무시간 외는 폰이나 메일지시가 허용되지 않는 탈 조직의 핵 개인시대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이는 MZ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조직문화로 정착될 것이다.

진화된 AI비서는 이심전심(以心傳心), 심심상인(心心相印)의 알고리즘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문화예술계나 전문직업인도 마찬가지다. 모든 분야가 AI알고리즘을 완벽하게 습득한 AI아바타가 예전의 루틴화된 직무를 대신 수행할 것이다. VR과 AR에 더하여 최근 양자역학의 아이디어를 적용해 더 진화된 AI알고리즘을 만듦으로써 일반 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것을 생성하게 되었다.

기업의 채용관형도 개인의 유동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결합한 영입형식으로 바뀔 것이다. 개인의 자질과 AI알고리즘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유무를 AI채점관이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다. 정년제의 개념도 사라지고 일할능력만 갖추면 나이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늙음의 미래를 생각할 때 효도의 종말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느낌이다. 내가 일할 수 있는데 왜 국가나 자녀의 도움이 필요하겠는가.

AI시대는 나이와 아무 상관 없는 천차만별의 시대를 말한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수의 차이만 있을 뿐이므로 변화된 사대환경에 잘 적응하는 능력강화학습이 중요하다. 끊임없는 혁신학습을 통해서 시대변화를 관찰하고 타자의 눈높이에서 본인의 가치관과 관습적 행동을 개선해 나가야한다. 나이 들었다고 두뇌사용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어휘력, 추리력, 경험적 공감능력은 어떻게 머리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자기혁신을 통해서 80세~90세가 넘어서도 위대한 명작이 탄생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정받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경쟁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눈에 보이는 과시적인 구속(권력, 명예, 물욕)을 과감히 떨쳐버릴 때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 있게 인정하는 사회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컴퓨팅 사고의 알고리즘으로 무장해야 할지 고민하는 <핵 개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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