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6:23 (일)
인간과 자연의 도를 통섭하는 공존의 길을 보다
인간과 자연의 도를 통섭하는 공존의 길을 보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4.03.10 22:34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로 이사람]
이수오 시인(전 국립창원대 총장)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 출간 사유 접점 펼쳐
논어·도덕경 통해 인간과 자연에 질문하며 동행
간결한 문체로 철학적 접근… 고전 관련 6권 펴내
유가에 빠지면 인간 본질 못봐… 자연서 화해 희망
여덟 번째 시집 나오면 시어에 깊은 사상 담을 것
이수오 시인은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를 통해 유가와 도가의 사상을 겹쳐보면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이수오 시인은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를 통해 유가와 도가의 사상을 겹쳐보면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내두 숲을 거닐면서 멀리서 인간과 자연의 화해의 길을

모색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의 소리를 공유해야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그리면서 인간의 도(道)와 자연의 도를 헤쳐가는 사유의 끝에서 거대한 접점을 찾는 시인이 있다. 이수오 시인은 생물공학자다. 2012년 창원대학교 총장을 끝으로 가르침을 접고,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한학 독파에 나섰다. 등산을 업 삼아 산에 오르면서 길을 찾았다. 거대한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라는 책을 내고 배움의 큰 산을 찍고 일시 하산했다.

중국 고전의 숲을 돌아다니며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지금까지 '과학자가 읽어주는 논어', '에세이로 읽는 맹자', '내 청춘의 독서 노자', '장자의 무하유' 등 5권을 썼다. 이번에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를 합하면 여섯 권이 되는 셈이다. 처음 퇴직 후 노자의 원전에 빠져 열심히 공부했다. 이어 장자를 독파했다. 이래저래 결과물로 책을 냈고 논어에도 깊이 빠졌다.

이번에 논어와 도덕경에서 인간과 자연이 품은 도의 균형을 이루는 내 나름의 '공부의 빛'을 본 것이다. 사람은 사유 능력으로 다른 생명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람은 우주를 품고 동시에 미세한 세계까지 빠져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자연 속에 들어가면 왜소함을 느낀다. 이 말은 달리하면 자연 속에서 인간은 심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찾아가면서 서로 공유하고 공감, 공존하면서 마지막에 공생의 단계에 이른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있어 숲은 공존의 무대(토대)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인간과 자연의 화해가 공존이다. 인간이 스스로 고독에 빠지면 자연과 화해할 수 없다. 사람은 나무와 친구 삼고, 바위와 친구를 삼는다. 사람은 자연 속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편안함을 느낀다. 우주적 언어로 대화하면서 화해를 한다. 인간은 자연성과 본성, 천성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이 타락한다는 말은 본성이 타락한 것과 같다. 인간은 획득된 것을 버려야 본성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창원대 산학협동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의 출판기념회 모습.
지난달 27일 창원대 산학협동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다'의 출판기념회 모습.

'논어와 노자의 숲'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언가.

"넓게 보면 논어의 숲에서는 인간에 관해서, 노자의 숲에서는 자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논어가 유가의 중심 사상인 인간의 도를 보여준다면, 노자는 도가의 중심 사상인 자연의 도를 펼치고 있다. 두 숲을 거닐면서 멀리서 인간과 자연의 화해의 길을 모색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의 소리를 공유하면서 '논어'의 옹야(雍也)에 나오는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락 요산요수 인자요수 지자동 인자수(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에 이른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장수한다'는 말에 깊이 침잠할 수 있다."

유가(儒家)와 도가(道家)를 공유하면서 나아가면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어느 한쪽에 머문다면 이 거대한 세상의 반쪽만을 이해하는 꼴이된다. 등산을 할 때 두 다리가 견고해야 정상까지 잘 오를 수 있다. 삶을 오르는 길에서도 두 다리가 필요한데, 그 두 다리를 떠받치는 힘이 유가와 도가다. 인간과 자연의 균형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는 논어의 자구(字句)를 두고 깊은 호흡을 할 때 만들어진다. 숲속에서 걷는 자신이 자연과 깊은 교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인자(仁者)다.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인자수(仁者壽)'는 군자는 인을 실천하면서 수를 누린다. 즉, 천명을 실천하게 되고 인자의 삶은 천국을 누리는 삶이 된다. 깨달음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그려갈 수 있다."

이어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무위(無爲)를 쉽게 설명하면?

"인위(人爲)가 죽어야 무위가 산다. 사람은 획득한 것을 버려야 본성에 이르고 무위를 찾을 수 있다. 최고의 지도자는 무위를 행하기 때문에 신중하다. 자신의 말을 귀하게 여기고 말 한마디에도 어그러짐이 없다. 무위를 깊이 행하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요즘 정치 지도자들이 말이 많은 하는 이유는 작위적으로 거짓을 만들어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서로 신뢰한다면 굳이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은 노자의 가장 큰 가르침이다.

도를 설명하면서 등산을 비유할 때가 많다.

"전국에 웬만한 산은 다 탔다. 산에서 인간의 자연성과 본성, 천성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자연에 더 깊이 들어가지 않아 타본성이 타락한다고 볼 수 있다. 산을 타면 노자와 장자의 무위자연 사상에 더 근접할 수 있다. 공자와 맹자의 깨우침을 책 밖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인자는 산을 좋아 한다는 공자의 말이나 인의가 사람의 본성과 같다는 맹자의 말이 숲에서 살아서 내게 다가온다. 산행은 인간을 본성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수행이면서 구도의 자세를 산에서 깊게 만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고전의 산을 하나씩 넘어오면서 '한비자(韓非子) 산' 앞에 섰는데 언제 넘을지는 모르겠다. 개인 사서(四書)는 논어·맹자·노자·장자로 이어진다. 더하여 한비자로 가야하는데 산을 오를 힘이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지금까지 시집 7권을 냈다. '저 높은 곳에 산이 있네', '세한행', '한내실 이야기','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대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다도해', '산정무한'에 시심을 담았다. 지나고 보니 내 시에 아쉬움이 남아 있다. 앞으로 여덟 번째 시집이 나오면 시어에 더 깊은 사상이 담길 것이다."

책 속 가르침 한두 개 든다면?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노자와 함께 09' 대목에 보면 모든 생명체는 자기 몫의 삶이 있다. 자신의 고유한 유전자로 자기의 삶을 스스로 영위해야 한다. 진정한 삶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생명의 존재 이유이라고 설명한다.

생명의 존재 이유를 끊임 없이 묻고 논어와 노자의 숲을 걷고 산을 오르면 자연과 호흡하는 게 인생이라 할 수 있다." 이어 "'논어 이야기 31'에서 사람의 내면에 인(仁)이 살아 움직이지 않으면 하루라도 사람답게 살 수 없다고 했다. 인이 사람에게 물과 불보다 더욱 필요하고 소중하다. 인이 물과 불보다 더욱 소중한 이유는 인은 마음의 근간을 이루고 물과 불은 외물이고 신체를 해치는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음을 잃으면 금수처럼 살게 된다. 사람은 인에 의지하는 힘이 물과 불보다 커야 한다. 인을 실천하다가 죽은 사람은 없다. 되레 물과 불은 잘못 다루면 죽는다. 여하튼 사람은 인에 주력하면 인에 몸을 던져야 한다. 인은 사람이 추구해야 할 최고 덕목이다. 자기 수양의 길로 끊임없이 정진하는 게 사람의 도리다. 완전한 인의 경지에 놓이면 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에 뜻을 두고 사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많을 때 마음에 악을 밀어넣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책 사진
책 사진

지난달 27일 창원대 산학협동관 1층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날 출판 기념회에 많은 사람이 찾아와 참 감사했다. 여러 좋은 말로 책에 대한 평을 해주었다. 특히 많은 독서와 독창적 사고가 어우러진 깊이 있는 책을 내놓았다는 말을 들었다. 생물공학자와 동양철학의 만남도 독특하다는 말도 있었다. 동양 고전이라는 큰 나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은 무궁무진할 수 있다. 배움에 배경에 따라서도 바라보는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배움의 길을 따라 하나씩 내놓은 결과물은 내 인생의 '계급장'이다. 동양고전을 섭렵하면서 도의 길에서 만나는 새로운 깨달음은 인생의 향기를 더한다. 산을 오를수록 겸손의 띠를 더 단단히 매야 하듯이, 동양 고전의 숲을 거닐면서 내 앎이 왜소하다는 깨달음도 동시에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수오 시인은 누구

연설


자은 이수오(77) 시인은 함안에서 출생하고 마산고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카이스트에서 생물공학(이학박사)를 전공했다. 계간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동양 고전에 조예가 깊어 많은 책을 냈다. 국립창원대 교수와 일본 구주대학 방문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데이비스) 방문 교수를 역임하고 창원대학교 제2대, 3대 총장을 역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윤진한 2024-03-12 00:23:58
통해 유교교육을 시행해왔음. 그런데 세계종교 유교의 일원인 한국 유교가, 일본 강점기때는 종교가 아니라 사회규범으로 해놓았으니까, 종교가 아니라고, 생경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윤진한 2024-03-12 00:22:52
높다는 불교에 영향받아 일본불교계 일본 신도는 하느님보다 높다는 성씨없는 점쇠賤民일본천황(후발로 하급군인들이 옹립)의 존재때문에 종교성이 없어, 일제 강점기때, 한국영토에서 수천년 세계종교 유교를 왜곡하다가, 원자탄 맞고 패전.이후 유교국으로 복귀한 한국에서 문제없다가, 최근 다시,일제잔재로 남은 세력들을 통해, 루머.야사 형식으로, 학교교육을 무시하고, 일제잔재로 남은 세력들을 통해 학교교육에서 교과서(세계사, 국민윤리, 국사)를 통해 종교교육을 하는 유교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세계사의 세계종교(세계사용어로 세계종교 유교,기독교,불교), 동양의 인간관과 서양의 인간관을 비교하는 윤리교육(동양의 유교의 인간관.불교의 인간관.도교의 인간관, 서양의 합리주의적 인간관, 기독교의 인간관), 국사의 유교 역사를 통

윤진한 2024-03-12 00:21:29
맞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원래부터 창조신 브라만에 항거하여 부처가 새로 만든 후발신앙으로 브라만을 섬겨온 인도에서도 다시 배척받게 된 인도발 신앙입니다. 창조신보다 높다는 Chimpanzee류의 부처를 받드는 무신론적 Monkey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섞인 후대의 중국 도교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철학.민속적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일본 신도는 내세관도 없고 교의도 없다. 또 경전도 없고 교주도 없으며 설교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신도교 신자라는 말도 없다...1870년에는 국가신도를 국교로 정하고 각 지역별로 신사를 정리 체계화하여 그 정점에 천황을 둔 것이다.출처:신도(새로운 일본의 이해/2005. 3. 2, 공의식)/제공처 다락원.

부처 Monkey처럼 창조신보다 높

윤진한 2024-03-12 00:20:41
세계사로 볼 때, 유교는 공자님도 제사하며, 한나라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성립된 세계종교입니다. 공자님께서는 이전부터 전해지던 신앙인 始原유교의 天(하늘,하느님)숭배, 여러 神明숭배를 계승하시면서, 인간이 행해야 할 禮와 道를 제자들과 제후들에게 가르치신 스승(先師,至聖先師)이시자, 성인임금(文宣帝,文宣王)으로 추증되신 성인이십니다. 그래서 유학은 聖學이라고도 합니다.하느님의 종교인 수천년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의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하느님과 별개의 철학인 도교,불교를 이해하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합니다.도교는 유교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점에 주안을 두지 않고, 후대에 갈수록 불교의 보살같은 용어도 사용하여, 동아시아 세계종교로 수천년 이어진 유교의 하느님(天).공자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