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40 (토)
김해 트램 건설, 현실성 있나
김해 트램 건설, 현실성 있나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4.03.17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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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경제부 기자

트램(노면전철) 건설이 4·10 총선을 앞두고 김해 지역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중교통 확충은 지역민의 정주 여건에 큰 영향을 미쳐 선거 후보에게는 공약집에 담아야 하는 필수 요소다.

특히 이들은 트램이 건설비가 저렴해 경제성 확보가 쉽고, 건설 절차가 빠르다는 장점을 부각한다. 트램 1㎞당 건설비는 200억~300억 원으로 경전철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친환경 대중교통 확충으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이유다. 김해시는 김해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트램에 진심이다. 김 후보는 "임기 내 트램 착공을 목표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살펴보면 김해 도시철도는 1~3호선, 길이 33.3㎞로 선정돼 있다. 3개 노선은 모두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대중교통이 열악해 불편을 겪는 장유·주촌 신도시와 김해 도심을 연결하도록 짜여있으며 수소연료 등을 쓰는 친환경 트램이 다닐 예정이다.

1호선은 장유역~외동사거리~수로왕릉역 구간 9.38㎞로 정거장 12개소, 예상 사업비는 1429억 원이다. 장유역을 경유해 시 어디서든 부전∼마산 복선전철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2호선은 장유역~율하지구~장유역 구간 15.8㎞, 정거장 18개소가 계획돼 있으며 3029억 원이 들 예정이다. 장유 일대를 순환해 주민들의 신도시 내 이동 및 타 대중교통과의 환승을 용이하게 한다. 또한 3호선은 신문동~화목동~봉황역 8.12㎞ 구간에 정거장 9개소, 1441억 원의 사업비가 예상된다. 장유와 구도심을 직접 연결해 이동성이 향상되고, 김해경전철 서부 연장 효과가 기대된다.

김해시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해 노선·운영계획, 경제성 분석, 정거장 위치 등을 살핀다. 시는 구도심과 장유권을 연결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경전철 수요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트램 건설이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우선 타 지자체 사례를 볼 때 낮은 건설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국내 1호 트램 실증사업으로 선정된 1.9㎞ 길이 '오륙도선'을 건설하려 했으나 사업비가 당초 400여억 원에서 900여억 원으로 증가해 현재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 중이며, '대전 트램'도 설계 과정에서 추정공사비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나타나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이를 볼때 김해 트램도 사업비가 애초 계획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 도로에 트램 노선이 놓이게 되면 차로가 축소돼 승용차 통행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 이를 해결하고자 도로 확장을 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시민들은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선거용"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또 트램 대신 준공영제를 도입해 동부와 서부를 잇는 시내버스 노선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해시는 이미 경전철 적자로 큰 재정 손실을 보고 있다. 트램 역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추진하다 경전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신도시 대중교통 부족 문제는 해결해야 하지만 트램이 만능이 될 수는 없다. 추진에 앞서 정확한 비용과 수요를 조사하고,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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