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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아의 삼중메시지, 헤세드 리더십
호세아의 삼중메시지, 헤세드 리더십
  • 경남매일
  • 승인 2024.03.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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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내 백성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으므로 망한다."(호세아 4:6). "내 백성은 음행과 묵은 포도주와 새 포도주에 마음을 빼앗겼다."(호세아 4:11). 오늘날 우리에게 하는 말씀 같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지나갔지만 인간의 마음은 어찌 과거 2700년 전의 마음과 동일한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심히 부패한 것은 인간의 마음이니 이를 누가 알리요"하는 탄식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호세아는 "하나님이 도우셨다"라는 뜻으로 여로보암 2세 왕 시대에 활동했던 이스라엘의 선지자이다. 여로보암은 북이스라엘을 41년간 통치하였으나 악한 왕이었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은혜로 큰 영토를 차지할 정도로 부강하고 번성하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부흥과 풍요는 바알 숭배를 가져오게 하였다. 더 나아가 두 마음을 품고 하나님을 멀리하고 음행과 간음을 일삼은 악의 시대를 초래하여 종국적으로는 왕국이 몰락하는 원인이 되었다.

예언가들은 단지 말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였다. 하나님은 호세아를 불러 사명을 전한다. 첫 번째, 음란한 여인인 고멜과 결혼하라는 첫 메시지를 전한다. "여호와께서 처음 호세아에게 말씀하실 때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가서 음란한 여자를 맞이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 이 나라가 여호와를 떠나 크게 음란함이니라 하시니"(호세아 1:2). 이러한 상징은 음란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기 위한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음란한 고멜이라는 여인과 결혼하게 하여 하나님과 백성들 간의 관계를 결혼이라는 신성한 약속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호세아는 고멜과의 관계에서 2남 1녀의 자식을 낳았다. 첫아들은 이스라엘 족속의 나라를 멸망시킨다는 뜻의 '이스르엘', 둘째로 낳은 딸은 불쌍히 여김을 받지 못하는 자라는 뜻의 '로루하마', 셋째 아들은 내 백성이 아니다라는 뜻의 '로암미'라고 이름을 짓게 하였다. 하나님은 자식들의 이름을 통하여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려고 한 것이다. 이 이름들은 하나님의 언약 철회와 곧 임할 심판을 상징한 것이다. 고멜은 세 자녀를 낳고 살아도 남편과 자식들을 버리고 집을 나와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며 방탕하게 지내다가 결국 다른 남자의 소유가 되고 만다.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간절한 사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고멜과 자녀들을 사용한 것이다.

두 번째, 하나님은 호세아에게 고멜을 변함없이 사랑하고 그녀의 몸값을 지불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오라고 한다. 이렇듯 하나님은 우상을 숭배하고 하나님을 등진 백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본심을 전하고 하나님의 참사랑을 알게 하여 돌아오게 할까를 고민한 것이다.

세 번째, 하나님은 자녀들의 이름 중 로암미를 암미(내 백성이라), 로루하마를 루하마(불쌍히 여김을 받은 자)로 고쳐 부르게 한 것이다. 이 이름들과 관련된 함축된 의미들이 번복되며 심판 너머 구원의 약속이 갱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나중에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겠다는 본심을 알게 한다. "내가 네게 장가들어 영원히 살되 공의와 정의와 은총과 긍휼히 여김으로 네게 장가 들며 진실함으로 네게 장가 들리니 네가 여호와를 알리라"(호세아2:19-20). 하나님의 헤세드(인애)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신실함과 인애는 하나님의 속성으로 헤세드는 언약을 유지시키는 특징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신실함과 정의·의·자비·긍휼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헤세드는 관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도 동일한 성품을 가질 것을 원하신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세아6:6). 하나님은 형식과 절차보다도 마음의 중심을 보시며 겉과 속이 일치하는 표리일체(表裏一體)한 사랑을 원하신다.

타락한 백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기 위해 음란한 고멜과의 결혼을 통해 우상숭배와 기복주의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을 버리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삶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호세아 6:3).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버리고 세상을 좇아 살아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심판이 임할 것임을 경고하며 하나님께 돌아오면 언약의 말씀이 다시 회복되는 하나님의 강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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