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52 (토)
김해 문화도시의 힘은 사립박물관서 나온다
김해 문화도시의 힘은 사립박물관서 나온다
  • 장영환 기자
  • 승인 2024.03.27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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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환 경제부 기자

문화도시의 힘 중 하나는 사립박물관에 있다. 그 도시가 얼마나 문화적인가, 얼마나 개성있는가에 대한 주요한 기준 중 하나는 사립박물관(혹은 미술관)의 수에 있을 것이다. 사립박물관이란 개인이 설립 및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비영리법인이며, 설립자 개인의 개성 및 특성에 따라 전시품을 수집 및 보존해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곳이다.

이 사립박물관에서 관람객은 설립자 개인의 인생사·가치관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공립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훌륭한 사립박물관이 있으면 해당 지역민은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립박물관은 관람 기능 외에도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역할도 한다.

현재 김해에는 김해한림박물관 외 사립박물관이 없는 상황이다. 김해의 수많은 기업과 개개인이 소유한 역사문화콘텐츠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일 것인데, 이것들이 데이터베이스화 되지 못하고 지역민 및 관람객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립박물관의 역사문화콘텐츠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개인이 수집한 기록물, 소장품이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커피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그동안 모아온 커피 관련 수집품을 전시기획하고 전시물화 하면 된다. 김해의 대표기업 휴롬은 착즙기 박물관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 혹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역사문화콘텐츠는 관람객의 관심을 유도해 해당 개개인과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김해의 도시가치까지 제고할 수 있다.

이러한 사립박물관이 설립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안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립박물관은 비영리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람료나 정부 혹은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는 지원 외 수입원이 많지 않다. 한국의 사립박물관 중 많은 사립박물관이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며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유물을 데이터베이스화 해야하는 의무 등 유물 운용에 있어서 여러가지 제약이 있는 점이다. 이 제약들은 박물관 운영자의 입장에서 '리스크'다. 이를 짊어지며 박물관을 운영하려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바로 이 점에서 도시가 타 시군이 넘볼 수 없는 문화도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이 '리스크'를 덜어주는 것이다. 만약 김해시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약간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현재의 지원 이상의 자금 및 인력 지원, 사립박물관의 유물 운용에 대한 혜택 등 파격적인 제도적 지원 등을 통해 개개인과 기업이 사립박물관을 기꺼이 설립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법률적인 면을 고려하며 시 차원에서 사립박물관 설립 지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 관람은 어떤 면에서는 습관 형성이 필요한 일이다. 특히 연령대가 어린 사람들이 국공립 박물관의 '딱딱한' 전시물을 봐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문화도시'가 사람들에게 '문화적인 관람'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소통과 유도로 '문화관람'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 출발점 중 하나가 사립박물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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