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 측은 이날 정치권의 민생탐방 열풍을 ‘손학규 따라 하기’라고 규정하며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이 손 전 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퇴임직후 100일 민심대장정의 첫발을 내딛은 손 전 지사는 5일로 68일째 민심대장정을 진행 중이다.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 이후 주요 정치인들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7~8월 하한기를 이용해 잇따라 민생탐방에 나서자 정치권 안팎에선 이들이 손 전 지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민생탐방에 나선 이들은 기존의 정책간담회 대신 직접 수해복구 작업, 농촌체험을 하는 등 손 전 지사와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8월을 민생탐방의 달로 정해 최고위원들을 전국 각지로 파견했다.
특히 이재오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와는 별개로 20여일간 수해지역 일대를 돌아다니느라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는 손 전 지사와 유사하게 민생탐방을 하면서 느낀 점을 매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기기도 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도 재계와의 뉴딜정책을 표방하며 ‘뉴딜 투어’란 이름으로 경제단체장과 만났다.
대권주자 사이에서 민생탐방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나라당 내 대권주자 빅3중 일찌감치 민심대장정에 나선 손 전 지사를 좇아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역시 콘텐츠 강화를 위한 민생탐방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민심 챙기기에 돌입 했다. 이 전 서울시장은 지난달부터 ‘물류비전 정책탐사’란 이름으로 자신의 내륙운하 구상을 본격화했다.
지난달 희망한국국민연대를 출범시킨 뒤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선 고건 전 총리도 민생탐방을 첫 출발점으로 삼았다.
고 전 총리는 4일 충북 충주에 있는 한 농장을 찾은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를 찾아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 측은 “손학규 바이러스의 정체는 민심 속으로 들어가는 바이러스”라며 이른바 ‘손 바이러스’가 정치권 전반에 확산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 손 전 지사로 인해 민심을 외면하면 정치를 아예 하지 못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정치권의 민생탐방 열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