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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고건 - 정운찬 놓고 줄다리기
여야, 고건 - 정운찬 놓고 줄다리기
  • 승인 2006.12.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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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영입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고건-정운찬 카드’를 만지는 양당의 속내는 다르다. 당내 대권주자 가운데 지지율 5%를 넘는 후보조차 없는 우리당으로선 ‘이명박-박근혜’에 대한 대항마이자 오픈프라이머리 흥행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빅3가 앞서가고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패배원인으로 꼽히는 ‘노무현-정몽준 연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일종의 ‘대비책’이란 입장이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내 대권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이 대선을 포기하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고건 전 총리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런 이야기가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선포기를 현 단계에서 요구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이른 것 같다”며 “고 전 총리는 기존의 두 분 때문에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총장 영입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운을 뗀 뒤 “훌륭한 분이 영입돼 오픈프라이머리로 대통령후보 경선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 전 총장의 대학총장이라는 직위가 정치하는 자리니 이미 정치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라며 “정 전 총장과 함께 경선이 통합신당 내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고, 또 만들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병두 의원도 이와 관련, “정 전 총장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구시대의 후예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비해 분명하게 경쟁력이 있다”고 ‘대항마론’에 힘을 실었다.

김근태 의장도 “(대선 후보로서)역량과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정 전 총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도 지난 대선에서 패배원인으로 꼽히는 ‘노무현-정몽준 연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등 대선에서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고 전 총리, 정 전 총장은 중도보수 세력이지 좌파는 아니지 않느냐. 그런 분들이 뛰어들어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빅3와 경쟁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지금 뛰어드는 분들은 조금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 후보가 많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지금 많이 나와서 경쟁을 하면 조기에 후보가 가시화돼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경필 의원도 “고건 총리의 철학 등은 한나라당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며 “지역적인 기반을 빼고 나면 고 전 총리가 따로 그렇게 하실 이유가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의 영입을 띄우는 데는 지난 대선에서 ‘노-정 연대’로 인한 패배에 “이번엔 안 당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나라당 한 3선 의원은 모 인터넷 매체와의 만남에서 “고건과 정운찬이 미쳤다고 스스로 한나라당으로 오겠느냐”며 “빅3가 버티고 있어 그들을 ‘고사(枯死)’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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