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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설연휴 길어지는 이유
노 대통령 설연휴 길어지는 이유
  • 승인 2007.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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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를 끝낸 노무현 대통령이 이틀째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갖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6박7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접견한 것 말고는 17∼19일 설 연휴 기간내내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줄곧 외부와의 접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번 설에는 성묘차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지 않았고, 미국에 유학중인 아들 건호, 딸 정연씨 내외와 친형 건평씨 등 가족 친지들도 청와대를 찾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설 연휴에 이어 20일과 21일 연 이틀에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는 상태.

노 대통령은 지난 1·3국무회의때 “앞으로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정 마무리 및 평가작업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2월들어서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한번도 주재하지 않았다. 설연휴 후 20일 열린 국무회의도 노 대통령은 손을 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른 아침 노 대통령이 청와대의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이마저도 아침 상황점검회의 후엔 취소됐다.

이에 대해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챙겨야할 보고서들이 많고 당일 잡힌 수석보좌관 회의도 특별한 보고내용이 없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노 대통령이 이처럼 공식 일정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은 이번 주말 맞게 되는 집권 4주년 기념일(25일)을 비롯해 열린우리당의 분당사태 파장, 개헌안 제출, 개각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정국구상에 몰두하기 위한 작업이란 것이 대체적 관측.

그러나 노 대통령의 ‘잠수’가 의외로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노출된 이유 이외에 또다른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각에서 생성되고 있다.

의구심의 단초는 제1야당 한나라당 양대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검증 공방과 엮여 있다.

노 대통령이 새해들어 국무회의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나 불쑥 개헌론을 제기한 것이나, 차기 대선에 대비한 ‘판흔들기’내지 ‘정국 주도권 장악’을 위한 이슈 창출이 목적이라고 전제할 때 한나라당 대권주자간 내홍이라는 호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굳이 새로운 이슈 제기에 나설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여권은 박-이 검증공방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8, 9일 이후 야당에 대한 새로운 공격성 이슈를 던지지 않은채, 이 전 시장에 대한 박 전대표 진영의 검증공세를 부추기는데 몰입하며 양측의 충돌을 즐기는 양상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과 야당대권주자를 비판하던 청와대 브리핑의 경우 최근 거의 숨을 죽이고 있고, 새해들어 야당 대권주자들에 대해 릴레이 검증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열린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도 2차례 정도 이슈를 제기한 것을 끝으로 정지한 상태다.

이와함께 우리당 잔류파든, 탈당파든 논평과 브리핑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한목소리로 박 전대표 진영의 검증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따라 한나라당 대권주자간 공방이 계속되는한 당분간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특별한 이슈를 새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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