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1:57 (토)
노무현 정권 4년 ‘여권의 붕괴’
노무현 정권 4년 ‘여권의 붕괴’
  • 승인 2007.03.0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월2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이로써 여당은 없어지고 여야의 구분도 모호하게 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탈당계와 함께 자신의 탈당의사를 담은 ‘열린우리당 당원에게 드리는 글’을 당 사무처에 제출하면서 “임기 말년, 차기 선거때문에 당을 떠나는 네번째 대통령이 됐다”고 한탄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은 외형적으로 ‘여권의 붕괴’를 뜻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재통합을 위한 ‘암중모색’의 측면이 강하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 자신이 걸림돌이 된다면 당적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당에서도 노 대통령이 걸림돌이 되니 나가달라는 요구를 해왔던 것.

노 대통령이 자신을 밟고 가라는 의중을 비친 가운데 여당내에서 지지도가 바닥권인 ‘노무현 왕따’ 작업은 불가피하게 됐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에다 임기말 당적 정리문제까지 겹쳐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국면을 맞게 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당원에게 보낸 글에서 당적을 정리할 수 밖에 없는 심정과 법적 이혼이지만 당에 대한 연정은 남아있다는 점, 재통합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복합적으로 녹였다.

노 대통령은 “탈당이라는 말대신, ‘당적 정리’라는 말을 써보지만 당을 떠난다는 결론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떠나는 허전함이 있기는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흩어지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큰 위안”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동안 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열린우리당 고문으로 남아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당이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발언을 계속해왔다.

따라서 자신은 당을 떠나지만 친정이 붕괴되지 않고 존재하는 것에 큰 위안을 삼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열린우리당을 “대한민국 민주세력의 역사적 정통성을 이어가는 정당”이라며 민주당과의 분당도 “결코 부도덕한 분당이 아니라 민주정당의 정통성을 복원하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술회하면서 “지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헤쳐가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저의 책임이 크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당원들이 단합하고 당도 성장해 국민 속에 굳건한 뿌리르 내리고, 마침내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을 선도해 갈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무한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탈당을 통해 올 연말 대선국면에서 적극적인 정치행위를 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도 담았다.

노 대통령은 과거 한나라당이 여당이었을 때를 들어 “과거 한나라당 대통령은 여당에 불법으로 거액의 선거자금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중립내각 운운하는 것은 상투적인 정치공세”라고 몰아쳤다.

노 대통령은 “저는 비록 지금 당적을 정리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성공을 바란다”며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국정운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한국정치발전이라는 역사의 큰 길에서 언젠가 여러분과 다시 함께 어깨를 같이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