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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 서민엔 딴 세상 얘기
경기 회복세?… 서민엔 딴 세상 얘기
  • 승인 2007.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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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수 회복과 수출 호조를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으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저소득층의 씀씀이는 제자리고, 생활물가는 오르는 데다 고용 상황도 질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하기 힘든 상태다.

더구나 정부는 유류세를 낮춰 기름값 부담을 덜어달라는 요구에 귀를 틀어막고 ‘유류세 인하 불가’ 원칙만 되풀이하는 반면, 부동산 투자에서 소외된 ‘개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증시의 주문 수수료를 건당 받겠다고 나서 서민들을 더욱 서럽게 하고 있다.

15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11일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하면서 내수 부문의 점진적 개선으로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기대지수는 101.5로 3개월 전의 97.8과 비교하면 꽤 높아졌다.

그러나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 소비지출에 대한 전망으로, 최근 지수가 높아진 것은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형편, 소비지출 부문이 개선됐다기보다는 경기 전망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경기기대지수는 3월 89.4에서 6월 98.2로 큰 폭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생활형편은 99.7에서 101.2로, 소비지출은 104.4에서 105.0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소득계층별로 살펴보면 소비심리 회복은 서민층과는 더욱 거리가 멀다.

한 달에 400만원 이상 버는 계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3월 100.3에서 6월 108.1로 크게 높아졌지만 월평균소득이 100만~199만원인 서민층의 경우 95.7에서 96.1로 상승폭이 매우 미미하다.

체감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월 2.2% △4월 2.5% △5월 2.3% △6월 2.5% 등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도 높은 152개 품목만 모아 계산한 생활물가지수는 3월 2.5%에서 △4월 2.9% △5월 3.1% △6월 3.2% 등으로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그렇다고 고용 상황이 크게 좋아진 것도 아니다. 지난달 취업자는 모두 31만 5,000명 늘어 정부의 긍정적 하반기 고용 및 내수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으나, 역시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질적 측면에서 나아졌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취업자는 늘었지만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인 20대의 6월 취업자수는 오히려 4만 9,000명이 줄었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30대의 취업자도 11만9천명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24만 8,000명, 15만명씩 늘어 신규 취업자 고령화를 반영하고 있다.

또 6월 새로운 일자리는 작년 같은 달보다 1.3% 늘었지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35시간 미만’인 일자리가 4.8% 늘어 ‘36시간 이상’의 증가율 1.0%를 크게 웃돌았다.

아울러 6월 실업률도 전체로는 3.2%이지만 청년층(15~29세)만 따지면 이의 2배를 넘는 7.2%에 달했다.

정부는 유류세 논란에서도 대다수 국민과 큰 시각차를 드러내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 지난달 초 정부가 유류 세율 조정을 통해 경유 소비자가격을 1ℓ당 35원 올린다고 발표하자 생계 목적으로 경유차를 굴리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유류 세제 전반을 성토하는 여론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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