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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도 모르고 투표해야 하나
대선 공약도 모르고 투표해야 하나
  • 승인 2007.12.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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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은 대선과 함께 깊어가고 있다. 대선은 이제 엿새 정도 남겨두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각각 ‘대세 굳히기’와 ‘막판 대역전’을 목표로 마지막 승부수 준비에 들어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끝까지 파고들고 범여권 단일화를 재시도해 막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폭로·비방전)은 지양하고 포지티브적 정책공약 캠페인에 주력, 남은 대선가도를 안전하게 이끌어갈 방침이다.

또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대북정책 등 안보 분야의 획기적 공약을 내세워 이명박 후보와 차별화함으로써 보수층을 총결집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제 대선전은 마지막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선의 서곡이라 할 수 있는 부재자 투표가 13일부터 시작되고 14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도 금지된다.

대선 투표 절차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일주일 후면 향후 5년 간 이 나라를 이끌고 나갈 새 지도자가 탄생한다.

연말 국회는 대치 중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제출한 BBK 주가조작사건 수사 검사 탄핵소추안을 놓고 정파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신당의 표결 처리 강행 방침에 맞서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는 살풍경도 연출했다.

‘BBK 대선’의 거의 끝 장면이다. 이번 대선은 BBK로 날이 새고 지는 어처구니 없는 기형아가 돼 버렸다. 남은 선거전도 그러할 것이라고 미뤄 짐작된다.

이 바람에 남은 것은 무(無) 이슈 대선이다. 후보 공약이나 정책, 자질,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이 BBK 쓰나미에 휩쓸려 버린 결과다.

주요 후보간 합동 TV 토론회도 단 한 차례만 남겨 놓고 있다. 유권자들로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각 후보들의 대선 공약 기본 자료조차 검토 해 볼 겨를도 갖지 못한 채 투표장에 가야 하는 판국이다.

대선판은 이제 거의 정리가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을 중심으로 한 후보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민주당이 통합을 거부했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제 갈 길로 가기로 마음잡은 것 같다.

이른바 반(反) 이명박 대오 결집이 무산된 것이다. 단일화 실패에는 총선 지분이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대선을 징검다리 삼아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한 정치세력 구축의 속내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다시 “권력분점에 기초한 공동정부를 제안한다”며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 대해 후보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후보들도 이제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흘러간 대선전을 반추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대선 파행의 원인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남은 엿새만큼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유권자 속으로 뛰어들어 정직한 승부를 봐야 한다.

그 동안 얼룩졌던 파행을 극복하고 선거의 본령인 후보 검증과 공약 제시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정말 대선 막바지가 아닌가. 그러고 난 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19일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도리다.

더욱이 이번에 쌓인 앙금이 대선 이후 정국 혼란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사전 채비를 단단히 꾸려야 한다.

아름다운 대선을 위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후보들은 저마다 심기일전해 남은 대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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